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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게좋아

[고민+조언]매너리즘에 빠진 서른 중반 아재입니다.

HiroT 8 2265 3 0

안녕하세요.


항상 게시판 구경만 하던 놈이 지 필요할 때 되니까 와서는 

이렇게 불쑥 게시물 올리게 되어 먼저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부터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조금 길고 지루한 이야길 수도 있음에도 미리 양해 구합니다.


저는 서른 중반에 현재 일본에서 개발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6년차인데요. 여기에도 아마 저랑 비슷하게 일본에서 개발자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도 계실테니

공감하실 수 있겠지만 딱 지금 제 연차정도 되면  슬슬 '이대로 좋은가?'라는 의구심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옵니다.

당연히 재미도 없고, 매일 반복되는 작업에, 딱히 내가 머리 쓰고 열심히 해봤자  어차피 공로는 다 윗선이 가져가고,

코드 한 줄 짜는데 제반서류가 열몇개에,  승인만 서너번을 거쳐야 하고. 무엇보다 제일 견디기 힘든 게,

제가 더이상 발전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이제 슬슬 관리직으로 올라가기도 해야하고,

뭔가 저 경력 6년차 프로그래머에요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제 분야에 있어서도 전혀 발전이 없었어요.

제가 노력을 안 한 게 아니라, 회사 구조가 그렇습니다. 일을 할 수록 상위 공정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여긴 그냥

그 때 그 때 손 비면 아무나 합니다. 당연히 내가 한만큼 그 보상으로 능력이나 공로를 인정받는 재미로 일을 하는건데,

정말 그냥 월급 받고 일만 해주는 잡부같은 느낌.


그렇다고 저같은 양산형 개발자가  프리랜서 선언하고 뛰쳐나갈만큼 개발력이 어마무시 한 것도 아닌데다가

나이는 나이대로 먹어 이직도 힘들고, 아직 애는 없지만 가정도 있으니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벗어나기도 힘든데,

지금 이대로의  삶이 너무너무 갑갑하고 미쳐버릴 거 같습니다. 딱히 직장동료들과 불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정생활이나 금전적으로  넘치진 않지만 부족함은 없이 만족하며 살고 있는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갑갑해서

그 단 하나때문에 제 삶 전체가 좀 먹히고 있는 기분에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해도 요즘엔 재밌는 게 아니라 피곤하고 그저 유머게시판이나 보고 유튜브나 의미없이 멍하니 보며

그렇게 무기력하게 지낸지 반년쯤 지났을 때  진짜 이러다가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직장은 어차피 제 즐거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가치관을 회사는 그냥 딱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해주고,

나머지 정력은 사생활에 쏟자라는 주의인데, 그 수단때문에 다른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만큼 무기력해 진다면 

이건 좀 아니다 싶어 뭐라도 찾아서 하자 싶어  그냥 재미삼아 찍고다니던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책도 사다가 보고, 현업에 계신 분에게도  배우고, 하며 출퇴근길에 유튜브를 통해서  이런저런 강좌를 보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유튜브를 보다보니 젊은 친구들이 자신있게 영상에서 시청자들을 압도하며  조리있게 말도 잘하고

센스있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부럽고,  또 이미 그쪽 업계에 있는 연륜있는 분들  역시 나이

상관없이 카리스마 있게 카메라 앞에  서서 강좌를 진행 하는 모습에서  나에게는 없는 즐거움, 일하는 즐거움? 같은 게 보이더라구요.

어쨌든 타고타고 그렇게 영상을 찾아보며 새로운 걸 배우고 하다보니 배워가는 재미에 사진이고 영상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예전에 영상쪽 일도 잠깐 했었긴 한데, 손 놓은 그 사이에  트렌드며 기술이며 정말 많이 변했더라구요.

다시 하나하나 예전 기억 더듬어가며  6개월간 배우고 연습해서 첫 작품(?)으로 아내의 생일을 기록하여 선물 했습니다.


지인들이 보고서는 잘 만들었다 너도 유튜버 해바~라는 말을 들으니  사람이라는 게  또 혹하지 않을 수가 없죠? 

마치 요리 좀 하면 나도 식당이나  차릴까? 하는 것처럼. 안 그래도 도쿄에 친구들 놀러오면 가이드를 해주곤 하는데

가이드 책자에  나오는 관광지나 SNS에 누가 가봤다는 그런 맛집 말고, 정말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우리가 '일본스러움'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스팟을 주로 데려갑니다.  친구들은 두번세번 도쿄를 다시 찾아올 정도로 좋아하구요.


그래서 만약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본다면 여행 중 짧은 일정에 미처 보지 못한 소소한 도쿄' 혹은

'번잡하고 시끄러운 관광지  말고 조용히 산책하며 즐길 수 있는 도쿄'+현지인들이 가는 음식점을 소개하며

시퀀스는 첨부영상과 같이 " 이동하며  풍경-소소한 일본 이야기-음식 소개-클로징"의 구성으로..

이런 게 진짜 남들이 볼 만한가 어떤가 하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기승전홍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아래 영상은 제 개인계정입니다. 전 본업이 있고 이걸로 돈 벌려는 것도 아닙니다.

저기 쓰인 곡이 아는 형이라 설령 수익이 생겨도 그쪽으로 갑니다;;; ( 이건 저도 업로드 하며 알았습니다;;;예상 밖)

어디까지나 소소한 재미를 찾으려 하는 거니 아무렇게나,  하거 싶은대로 하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이 이왕 이렇게 남에게 공개하는 뭔가를 만들면  조회수도 올라가고 해야  재미있게 즐겁게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컨텐츠가 됐던 편집 실력이 됐건, 심지어 님은 얼굴 까지 마세요. 이런 말도 좋습니다.

다 받아들이겠습니다. 아, 지인들이 그냥 좋게 이야기 해준거구나 하고 유튜브 활동을  접을 수 있다면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수확입니다.

그래도 간만에 새로운 거 배우고 연습하며 퇴근하고 새벽 1시가 되도록 피곤한 줄도  모르고..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고, 재밌었습니다.


초면에 두서없이 긴 글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아무쪼록 현실적인 조언 많이 부탁드립니다.

8 Comments
귀엽잖쑥 2018.12.29 16:49  
편집 잘 하셨네요 ㅎㅎ
소소한것도 좋고 일본과 한국생활 비교도 좋고 일본에서 유행중인 한국 문화? 음식? 요런것도 좋고 일본에 인기있는 음식 문화 이런것도 좋을것 같구요
한국인으로서 일본생활중 어려운점? 좋은점? 이런것도 좋고 일본인 아내분께서 한국문화중 이해하기 어려운점 좋은점 이런것도 좋겠네요
구성 잘 짜시면 좋은 컨텐츠 많이 나올것 같아요
수익 창출이 아니더라도 처음에 몇개 해보시다가 구독자 늘어나면 많지 않더라도 수익이 생길수도 있는거고 좋을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직장생활 하시면서 동영상 편집하고 하시면 힘들수도 있겠지만 직장생활에 지장없으실 정도로 조금씩 투자하시면 좋은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응원의 의미로 구독~!! 좋아요~!! 눌렀습니다 ㅎㅎ
잘 되시길 응원할게요~!!
HiroT 2018.12.30 18:14  
꼼꼼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쑥님 조언을 들으니 구성이 이것저것 막 떠오르네요

확실히 퇴근하고 한두시간씩 편집하는 걸로는 생산속도(?)가 많이 후달리더라구요. 저건 좀 너무 길어서 7분짜리인데 일주일 걸렸거든요.ㅠ

길이도 3분 정도로 줄이고 쑥님이 말씀해주신 컨텐츠도 넣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카디언 01.04 14:35  
히로님 안녕하세요
고생하셔서 만드신 영상 잘 봤구요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으신거 같아서 댓글 남겨 봅니다.

음.. 글을 쓰신 날보다 며칠 지나 버려서 이글을 보실때의 기분은 좀 나아지셨을지 모르겠지만,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시기에 매너리즘에 빠지는건 당연한 거라고 보여집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매너리즘을 넘어서 우울증까지 왔었는데요..

원래 그 시기에는 나이도 20대가 아니라서 몸도 마음도 예전같지 않아지고, 어느정도 고생해서 이정도 월급받아가며 생활은 하고 있지만 더 나은 위치에 오르기위해서는 더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하고, 그렇다고 포기하며 굴러떨어질 수는 없고.. 뭔가 한계점이 온것 같은 느낌이 드실거 같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큰 목표나 욕심이 없으시다면 현재에 만족하며 행복을 느끼기를 추천드립니다.
어릴때 지금처럼 살고 있을지 예상하셨나요? 지금의 히로님은 충분히 대단합니다. 지금껏 고생하고 공부하고 노력한 결과로 지금 만큼 살고 계시잖아요. 지금보다 과거에 잘못된 선택을하고 조금 더 게으름을 피우고 욕심을 부렸다면 지금과는 다른 인생이셨을 겁니다.
히로님보다 힘들고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히로님은 굉장히 부러운 존재라는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길이 펼쳐질지 모르는거 아닙니까. 아직 살아보지 못한 남은 인생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기쁘고 가슴벅찬 일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면 설레이지 않을까요?ㅎ
또한 자기만의 즐거움을 계속 찾고 만들어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무엇이 되던 좋습니다. 사람이 평생 한가지만 먹고 한가지 행동만 하고 한가지만 보고 살면 아마 미쳐버리는건 당연합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새로운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며 동시에 지루해고 고단했던 것들을 잠시나마 잊고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겁니다.
기계도 너무 돌리면 빨리 고장나는데 하물며 사람이라고 안그러겠습니까.
동영상을 편집해 만드는 취미도 좋고, 일로써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닌 개인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시는것도 좋겠지요. 조금 서툴고 실수하면 어떻습니까. 내가 즐겁고 재미있고 만족스러우면 된거지요.ㅎ
또 하다가 그만 두면 어때요. 어디 돈받고 하는것도 아닌데 맘에 안들면 그만두고 다른거 하면 되죠ㅎ

아마 자녀가 있으시면 더 힘들어지실 겁니다. 아이들을 위해 고생은 더 하면서 그런것들을 즐길 시간이 줄어들거든요.
그래도 계속 시도 하세요. 히로님의 인생은 스스로에게 그 누구보다 더 중요하잖아요. 남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앞으로 겪어 나아가야 할 것들이 겪은것보다 더 산더미 입니다. 시험도 봐야하지, 진로도 결정해야지, 대학도 가야하지, 취업도해야하지. 결혼도 해야지...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항상 즐겁고 신나있고 사소한것에도 웃고 별거 아닌일에도 즐거워 합니다. 왜 그런줄 아세요?
아이들은 걱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모르는채 그저 하루하루 현실에 충실하기에 현재가 행복한 거지요.
어른들은 내일도 살고 모레도 살아야 하기에 적당히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내일의 걱정이 없기에 하루에 온 에너지를 다 쏟죠. 내일되면 또.. 모레도 또...

물론 걱정을 전혀 안하고 살 수는 없죠.. 걱정을 할 줄 모르면 문제가 있는거겠죠.ㅋ
그래도 "걱정을 해서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 처럼 걱정한다고 크게 바뀌지도 않을일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매일매일을 그저 즐겨 보세요.

히로님 인생에 하루쯤 망친다고 해서 인생자체를 망치는건 아니잖아요.
자꾸 일어서려고 시도하다가 오히려 넘어지고 부딛혀보는게 나중에 더 잘 뛰기위한 연습이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성공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인생에 정답을 못찾으면 어때요. 내가 걸어가는길. 내가 살아가는 방식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는건데.

제가 히로님 보다 대단한 사람도 아니라 꼰대같은 조언을 부리고 싶기 보다 그저 동질감에 언젠가 저도 현실에 지쳐 힘들다고 글을 쓰면 누군가 제게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파도와 같은 인생의 고비를 넘어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싶어 남겨 보았습니다.
HiroT 01.26 08:17  
아이고..ㅠ 너무 정성스러운 댓글에 정말 큰 힘이 되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어떻게 전해야하나 고민하는 중에 갑자기 사이트가 접속이 안 돼서 이제야
답을 드립니다ㅠㅠㅠ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카디언님의 조언대로, 고민은 조금 내려놓고, 현재의 상황에서 즐거운 것을
찾아보려고 하루에 온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회사에서도 조금은 새로운 재미가 보이기 시작했고, 유뷰트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이제 곧 슬슬 시작해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런 날이 안 오면 정말 좋겠지만, 언젠가 아카디언님이 힘들고 지쳤을 때,
저도 아카디언님의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상편집은 잘 모르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네요.

지금 자신의 상황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 아닌가 합니다.
무엇을 하던 잘 해낼 듯 보이네요.

화이팅~
HiroT 01.26 08:21  
너무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지루했을 영상인데, 재미있으셨다니 너무 기분 좋네요^^
도도도동수 02.11 16:11  
곧휴당 가려다 손가락 미끄러져 들어와서 좋은 영상 보게 되었네요.
영상촬영쪽 전문가는 아니라 도움은 안되시겠지만 예전에 비슷한쪽 일잠깐 하면서 그럭저럭 많이 봤다고 생각하고 그냥 적을게요

촬영을 잘하신걸수도 있고 편집을 잘하신걸수도 있겠지만  제 경험상 촬영이 개판 5분전이면 편집 잘해도 개판 30분전 정도가 될건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좋은 영상으로 보입니다(내용을 떠나서.. 저는 이게 않되서 접음..).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전에 찾아보니 유튜브가 생각처럼 쉽게 수익을 올릴수있는 구조는 아니더라고요 일정이상의 구독자와 조회수가 뒷받침되면 그때 부터 조금씩 수익이 생긴다던데 꼭 돈벌려고 한다기 보단 새로운일(취미) 하시면서 컨텐츠 연구도 하며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수익 먼저 생각하면 답이 안나올듯 합니다. 재미없고 번거롭기만하다면 할필요가 없겠지만 스스로 즐거우시다면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해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취미가 아닌 일로 하시려면 컨텐츠, 촬영, 편집 등등 할일도 많고 제 기억에 영상 업로드양이 적거나 띄엄띄엄 이여도 불이익이 있던거 같은데
일과 병행하시긴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직장생활 하시면서 연습한다 생각하시고 컨텐츠구상 천천히 하시면서 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너무 두서 없이 썼는데 마무리를 어찌 해야 될지...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왼손잡이 02.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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